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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덤의역사 이용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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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일락
작성일23-05-29 19:59 조회1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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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도 없구나. 감히 짐을 도발하다니.”

황제는 서늘한 눈빛으로 로제를 노려보았다.

홀덤의역사 황제의 눈빛을 모른 체하고 싱긋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나긋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갑자기 이리 찾아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폐하.”

황제는 로제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몰랐다는 여인이…… 이리도 침착하다는 말이냐?’

분명 거짓말일 터였다.

자신이 찾아올 것을 예상하였기에, 이리도 차분하게 구는 것이 분명했다.

황제는 로제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날카롭게 얘기했다.


“짐이 기사들을 내보냈다고 해서 기고만장할 필요 없다. 자네를 죽이는 건, 이 손 하나로도 충분하니까.”

황제는 제 주먹을 내보이며 로제를 겁박했다.

하나, 이런 행동은 로제에게 더욱 우습게 비칠 뿐이었다.

온몸의 털을 삐쭉 곤두세운 것이 무척이나 방어적으로 보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 황제는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몸을 부풀리는 복어처럼, 헛배만 불리고 있었다.

매서운 눈빛 뒤로 삐질 거리는 땀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황제는 주도권을 잡아야 했다.

우습게도, 지금은 로제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신세였다.

로제가 황궁에 찾아왔을 때부터 주도권은 로제에게 있었다.

로제는 황제의 두려움을 읽어냈다.

그녀는 피식거리는 웃음을 내비치며 고개를 숙였다.

슬며시 올라가 있던 입꼬리가 매섭게 굳어졌다. 그녀의 얼굴에는 그 어떤 미소도 없었다.


“폐하께서 절 죽이는 순간, 제국 내에는 시카고르의 생체 실험에 대한 실체가 낱낱이 퍼질 겁니다.”

로제는 슬며시 고개를 들고는, 황제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제국민들을 실험용 쥐로 쓰는, 폐하의 실체가 드러날 거라는 말입니다.”

“!”

“그러니 절 죽인다는 말씀은 거두어 주세요. 십여 년간 쌓아온 폐하의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면 안 되지 않습니까?”

순간, 황제의 표정이 매섭게 굳었다.


“그래서, 자네가 원하는 것이 루카스의 석방인가?”

“단순한 석방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폐하.”

로제는 황제의 말을 조용히 부정했다. 황제는 의외의 말에 눈썹을 꿈틀거리며 로제에게 집중했다.


“대공님께서 죄를 씻지 못한 채 풀려나게 되면, 살인을 저지르고도 죄를 사면받았다고 여겨지겠지요. 제가 원하는 것은 석방이 아닙니다.”

“하면, 뭘 원하는 거지?”

“공정한 수사. 그저 그것이 다입니다, 폐하.”

로제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수사를 다시 진행해 주시죠. 에릭의 증언 하나 때문에, 죄 없는 대공님께서 살인 누명을 쓰셨습니다.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사람은 존귀하신 황제 폐하밖에 없지 않습니까.”

로제는 아르테움 대공이 어영부영 석방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황권의 압박으로 대공이 풀려난다면, 당장은 좋을지 모른다. 손쉽게 풀려나게 되는 것이니까.

하나, 멀리 봤을 때는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무죄를 입증하지 못하고 풀려난다면 사람들은 아르테움 대공을 다시 기피할 것이며, 그를 향한 흉흉한 소문 또한 무성해질 것이다.

그리고, 황제파는 이를 이용해서 다시금 대공을 없애려 들 터였다.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로제는 이 고리를 끊어낼 작정이었다.


“공정한 수사를 진행해 주신다면, 시카고르의 죄수들이 어디에 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들을 죽이든, 아니면 평생을 가두든, 폐하의 명예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처리하겠습니다. 재판이 끝난 후에 말이죠.”

“짐이 자네의 제안을 거절하면 어쩔 셈이지?”

“!”

거절할 거라는 생각은…… 못 했는데?


 
로제는 당혹스러운 맘을 애써 진정시켰다.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시카고르의 실체를 낱낱이 폭로할 것입니다.”

황제는 거만하게 고개를 추켜세우고는 비웃음이 섞인 웃음을 보냈다.


“하하하하하!”

응접실에는 칼칼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웃어?’

예상치 못한 황제의 태도에 로제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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